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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스크랩] 애틀란타에서 바다가 그리울 때

雄河 2015. 11. 7. 15:03
원문출처 : 테라솔 & Atlanta...
원문링크 : http://blog.chosun.com/yscho33/3084238

 
애틀란타에서 바다가 그리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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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6월 둘째주 일요일 오후다.

이렇게 무더운 날엔 바닷가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러나...

애틀란타에서 가장 가까운 바닷가가 있는 사바나로 갈려면 족히 4시간은 가야 한다.

시간도 시간이지만..개스값이 갤런에 4달라가 넘어선 요즘같은 시절엔

어디 나서는 것도 쉽잖다.(예전에 갤런에 99센트 하던 시절 생각하면 억울해서 멀리 못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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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바다가 '땡길때'...

아주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있다. 집에서 딱 십분거리에...

근데..왜 그런거 있잖은가..

집 주위에 십대 절경중 8경이 줄줄이 자리잡고 있다해도

어디 이름도 들어보도 못한 머나먼 곳을 생고생하면서 찾아가는

이상야릇한 인간의 습성을...

등잔밑이 어두운것은 물리학적인 이치고...

사람들은 등잔밑을 무시하는 심리학적인 병이 있는듯하다.

집에서 십 분 걸려 갈 수 있는 곳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 어중간한 선입관때문에..

그래서 여행의 기본은 가장 가까운 곳부터 섭렵해나가는 것 아닐까?

지금 당장 동네주위를 돌아보시라.

예상외의 곳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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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뚝딱뚝딱 챙겨서 십분만에 도착한 곳은 Lanier Lake의 West Bank라는 곳..

러니어 호수는 조지아주,플로리다주의 식수원이 되는 곳이기도 한 곳이다.

요 근래들어 풍족하게 비가 오지 않는 바람에 호수의 풍광이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4불의 입장료를 내고 공원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우리를 반기는 '기마경찰들'

어따...저넘들 궁뎅이 한번 실하다~~

물론 저 말들을 보는 순간 꺅~~하고 동시에 딸내미들이 소리를 내지른 것은 두말 할 것도 없었고...

그동안 이래저래 잊어먹고 있던 말들에 대한 기억을 다시 꺼집어 내 달달 볶인 것도 두말 할 것도 없고..

(큰 딸내미 제니스는 승마를 배우겠다고 시간만 나면 나의 목을 조르고 있는 중이다..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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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라 그런지..호숫가엔 사람들이 꽤 보인다.

이렇게 보니 약간 '해변으로 가여~'삘이 난다.

물 있고..모래있고..그럼 바다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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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가 물을 만났다고 하지...

애들때에는 왜 그리도 물을 좋아하는지...

(원래 십개월동안 엄마뱃속이지만 사실 그게 '물'아니던가...)

하기사..나이들어가면서 물을 싫어한다지? 그게 늙어가는 증거일런지도...

드 넓은 호숫가를 전세낸것도 아닌질대...

딸내미 들이 휘젖고 다녀도 부딛힐 사람도 별로 없다.

오랜만에 집밖을 뛰쳐나온것이 뿌듯한지...

이제 8학년이 되는 큰딸내미 예원과 2학년이 되는 희원..만면에 웃음이 그~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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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어런 호숫가의 물살이 겁이난다.

그래도 낚시보다는 수영을 먼저 가르친 것은 잘한 일인듯...

애들은 물을 겁내지 않고 요리저리 잘도 헤엄쳐다닌다..

그래도 이 애비의 삼엄한 감시망은 뚫을 수가 없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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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도 못 잡았시유~'

아까부터 낚시를 드리우고 있던 멕시칸 부자...

하긴..이 호숫가에서 잡히는 고기가있다면 눈이 삔것들이겠지...

근데...아무리 봐도 고기는 잡힐것 같지 않은....

그래..꼭 고기를 잡아야 낚신가....

세월을 낚고, 세월을 기다리는게 원래 낚시 아니던가....

빈 낚시대로 오는 아들에게 아마 아버지는 그렇게 설명을 해줬을런지도...

(원래 못 잡으면 그런다.그러나 고기를 몇 마리 잡으면 오늘 저녁 어떻게 해먹을까...

이런 주제로 얘기를 나누었을 것이 분명하다.

내가 그 상황에 처해보지 않고서 마치 진실인양 무게잡고 얘기해선 안될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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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에 왠 그루터기...

얼마난 오랜 시간 바람과 물결에 그 자태가 닳았는지...

이제 호숫가 바닥의 돌틈새로 뿌리만 내리우고 끝까지 버티고 서있다..

그래..끝까지 버티기 바란다..

강한 넘이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오래가는 넘이 강한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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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돌틈바구속에서도 생명은 충분히 자랄만한 가치가 있고..그리고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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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한 눈을 파는 사이....

어디서 들은것 있었던지..'머드팩'중이란다...웃겨서리...

그래도 집안에서는 아웅다웅 투닥거리는 것들이

밖에 나와서는 어찌저리도 살갑게들 노는지....

역시 한국인들은 현장체질이란 말인가....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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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이는 뭘 생각하고 있을까...

돌아가지 못하는 고향일까...(멕시코가 고향이란다)

저 아이의 미래가 드넓게 펼쳐진 호수같이 펼쳐질수 있을까...

앞으로 이십년 후 미국은 과연 멕시칸화 될까...

별 시덥잖은 잡다한 생각들이 출렁거리는 호숫물결처럼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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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망중한을 즐기는 일련의 가족들....

살면서 이런 짧은 휴식과 여유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겠지....

그릴에서 굽히는 스테이크 냄새가 코를 살살 놀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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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멕시칸 이웃들이 눈에 부쩍 뛰인다.

공을 갖고 얼마나들 잘 노는지...확실히 중남미사람들이 공은 잘 갖고 논다.

적어도...이곳에 사는 멕시칸들은 행복해 보인다.

(여러가지 인종적 편견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 중에 한 부류들이다)

그들과 이야기해보면 순박한 심성을 느낄수 있다.(대부분의 중남미 사람들은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포로투칼어를 사용하는 브라질 사람들을 제외하곤...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영어 악센트는

대단히 독특하다..또르르 굴러간다..가뜩이나 버터에 구불렁 거리는 영어가 스패니쉬들 입에서는

거의 대리석에서 튀는 구슬같다...그런 악센트가 차라리 순박하다..사람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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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들아~~~ 인자 집에갈 시간이다..언제 가져왔는지 큰 딸내미가 애장품 선글라스를 끼고 폼을 잡고 있다.

요것이 요즘들어 조금씩 멋을 낼려고 한다...

나이가 그런때인가보다..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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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사는 지가 알아서 찍을 수 밖에 없다.

생얼로 찍기가 뭐해서리..딸내미 선글라스를 뺏어쓰고 한 컷....

안경다리가 늘어난다고 난리치는 딸내미...

쨔샤...아빠 얼굴이나..니 얼굴이나..비슷혀....(착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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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자...물론..당근...그말에 고분고분 나올리가 없었다...

만약..지금 아빠 말 안들으면 담번엔 없다..(젤 유치찬란한 애비들의 단골 협박문...)

더 놀려고 발버둥 치는 애들을 이런 유치한 협박으로 샤워장으로 보낸다..

저 앞서 엉뎅이 튼실한 경찰마들 둘이가 사이좋게 열을 지어 가고 있다...

분명히 물에서 잊어먹고 있던 말들에 대한 기억을 또 꺼집에 냈을것이 분명하다..

하필...저럴때 나타날게 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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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엥...하는 프로펠러 돌아가는 요란한 소리에 하늘을 쳐다봤다....

저기 저위에...비행기 한마리가 그림같이 날아간다...

애틀란타에서 이렇게 바다가 그리울때는 남빛으로 넘실거리는 이 호숫가를 찾아 그 향수를 달랜다...


2008/06/18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