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stalgia·追憶

백석의 애달픈 로맨스

雄河 2015. 12. 23. 23:38
트래블N [서울 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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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과 자야 그리고 법정, 무소유를 완성하다 '길상사'

  • 자료제공 : 파라북스
  • 입력 : 2011.03.07 08:39

인생의 마무리가 아름다운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 길상사

<파라북스 제공>

 

눈이 시원할 정도로 전망이 좋고 서늘한 바람이 부는 조용한 성북동에서 아름답게 인생을 마무리하고 떠난 사람들이 있습니다.

단 한 사람의 연인을 그리워하며 살다가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고 떠난 요정 대원각의 주인 자야 김영한 여사, 한국 최고의 문장가로 세상사에 뒤처진 사람들을 한없이 따뜻한 눈으로 살폈던 상허 이태준, 대쪽 같은 심지로 나라의 독립만을 바라다 해방 1년 전에 세상을 뜬 만해 한용운. 이들의 흔적이 오롯이 성북동에 남아 있습니다.

‘삼각산 길상사’라 쓰인 산문<파라북스 제공>

 

백석과 자야 그리고 법정, 무소유를 완성하다

‘여기도 정말 시골이로군!’
상허 이태준이 서울 한가운데 서대문 안에서 이곳으로 이사 나온지 대엿새 만에 느낀 소감이 이랬습니다. 상허는 이 성북동에서 시냇물 소리와 쏴아 하는 솔바람 소리를 늘상 듣는다고 했었죠.

성북동. 한성을 둘러싼 성곽의 북쪽에 있어 붙은 이름. 일제강점기 내내 경기도 고양군에 속했던 곳. 이곳에서 우리가 처음으로 들를 곳은 길상사입니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출구에서 길상사를 가는 방법은 네 가지입니다. 6번출구에서 출발하는 길상사행 무료 셔틀버스, 기본요금 택시,시내버스(1111번, 2112번), 40여 분의 도보. 길상사까지는 교통편을 이용합니다. 약 1.6km나 되고 게다가 오르막길이거든요.

‘삼각산길상사三角山吉祥寺’라 쓰인 산문으로 들어서니 단청 없는 기와집이 보입니다. 길상사에는 석가여래불을 모시는 대웅전大雄殿 대신 서방 극락세계를 다스린다는 아미타불을 모시는 극락전極樂殿이 있습니다. 해마다 9월이면 이 극락전 바로 앞의 화단에는 석산(꽃무릇)이 흐드러지게 핍니다. 석산은 가을에 진한 핑크색 꽃이 기다란 꽃대 위에서 피었다 지고 나면 짙은 녹색 잎이 나와 다음해 봄에 시든다고 해요.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상사화想思花라고도 불립니다. 상사화. ‘그리워하다’의 뜻을 지닌 꽃에서 애달픈 로맨스가 떠오릅니다. 그 주인공 백석白石과 자야子夜를 만나 볼까요.

단청 없는 길상사 극락전. 9월이면 극락전 앞 화단에는 석산이 흐드러지게 핀답니다. <파라북스 제공>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이 시를 쓴 이는 백기행. 그러나 백석으로 알려진 시인입니다.

백석은 1936년 100부 한정으로 자비 출판한 시집 《사슴》으로 조선의 문단에 혜성처럼 데뷔합니다. 김소월의 고향인 정주에서 태어나 소월이 다녔던 오산학교를 졸업한 백석. 1930년대 조선 문단의 3대 미남 중 단연 으뜸이었던 이였죠. 당대의 최고 기생들마저 빠져들 만큼 훌륭한 외모였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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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3/0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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