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추억의 영화

춘향전 VS 방자전 ♪

雄河 2015. 12. 23. 17:12
「방자전」의 사회적 의미는...

 

“인문학적 유희 위해 눈요깃거리 섞었다”
1주만에 1백만 관객 ‘방자전’ 김대우 감독 


 

영화 <방자전>(감독 김대우)이 개봉 일주일 만에 관객 100만을 돌파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몽룡-춘향 커플이 아닌 방자-춘향의 사랑으로 <춘향전>을 뒤집은 이 작품은 원전이 가진 내러티브의 탄탄함에다 유머와 에로를 더해 화제다.

김대우(48) 감독은 <사랑하고 싶은 여자 결혼하고 싶은 여자>(1993) <결혼 이야기 2>(1994) <정사>(1998) <송어>(1999)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의 각본을 거쳐 2006년 <음란서생>으로 감독 데뷔했고 <방자전>은 두번째 작품이다.

10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김 감독을 만났다.

 


힘센 고전과 겨루다 ‘진땀’ 한때 후회도
“나를 통속작가라고 불러도 상관없어”

 

 

-<방자전>이 왜 인기를 끈다고 생각하나?

“<춘향전>덕이다. 춘향전은 무척 아름다운 고전이다. 오래전부터 구전을 거쳐 소설로 정착된 것은 대중들이 좋아할 요소, 즉 주인공이 고난에 처한다든지, 판을 뒤집는다든지 하는 블록버스터적 통쾌함이 있기 때문이다. 내러티브의 힘이 있고 에로적인 요소도 진솔하면서 품격이 있다. 그래서 영화로도 계속 리메이크돼 온 게 아닌가. 작업을 하면서 춘향전의 힘을 느꼈다.”

 

-원전이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나?

“한 사건이라도 빈부, 권력, 신분에 따라 전혀 다른 상황이 된다. 춘향전도 몽룡이 보는 게 있고 방자가 보는 게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 재미있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참 힘들더라. 춘향전 그대로 재현하면서 어필할 수준의 내공이 나한테는 없다. 양념을 넣고 조미료를 치고 해야 눈에 들어올 정도다. 나의 감독연한을 20년이라고 치면 5분의 1을 여기에 바쳤다. 결국은 춘향전과 겨뤄야 하니까. 한때 원전 없는 작업을 했더라면 하는 후회도 했다.”

 

-애초 시나리오는 어땠나?

“첨에는 문예적 성격이 강했다. 스토리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어두운 편이었다. 막판에 몽룡이 춘향을 폭포에 빠뜨리고 그런 몽룡을 방자가 죽이는 것으로 돼 있었다. 수정을 거치면서 죽음이 빠지고 최종본은 전체적으로 밝아졌다. 통속소설 작가가 방자의 구술을 받은 액자형식도 문예성의 잔재다.”

  
-춘향전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 나름 관객을 위한 상차림이다. 눈으로는 엔터테이너의 전복을 즐기고 머리로는 춘향전과 연계하면서 두시간 동안 인문학적인 유희를 즐겨보시라. 2차적 즐거움은 1차적 즐거움이 없으면 불가한 것이니 오해를 사더라도 눈요깃거리를 섞었다.”

 

-춘향전이 사실 좀 통속적이지 않나.

“통속소설은 아니다. 다만 작가가 통속에 대한 존경심이 있는 것 같다. 통속성이 갖는 장점이 많다. 인간을 위로하는 것은 통속이다. 방자가 대필을 의뢰한 이도 일류 통속작가다. 가장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통속작가임을 알기 때문이다. 방자전은 통속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하다. 이 영화로 인해 나를 통속작가라고 불러도 상관없다.”

 

-노출이 좀 심하던데.

“흥행을 염두에 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표현이 좀더 자연스럽고 직설적일 뿐이다. 내 딸이 일곱살인데, 어른이 돼서 이 영화를 보고 아빠가 옐로영화를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딸한테 전혀 부끄럽지 않다.”

 

-춘향문화선양회로부터 상영중지 가처분 신청을 당하기도 했는데.

“상업적인 이용에 대한 그분들의 걱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춘향이란 인물과 고전 <춘향전>을 선양하고자 하는 노력은 그분들 못지 않다. 욕보인 점은 없다.”

 

-배경을 조선시대로 하면서 감독이 누리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

“내가 보는 조선시대는 감미롭다. 가식적이고 위선적이고 젠체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젠체만 해준다면 코믹은 쉽게 가능하고, 위선은 복수가 가능하며, 가식은 갈등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 시대가 다르니 영화에서 장소를 마음대로 펼칠 수 없다. 하지만 그 장애가 오히려 작품을 심플하고 콤팩트하게 만든다. 반상차별 등 강력한 터부를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조선 초기로 잡았다면 양반과 애인을 다투는 방자전은 힘들었겠다.

“어느 시대든 부림을 당하는 사람이 겉으로는 굽실대지만 완벽한 굴복은 없다. 신분이 낮고 가난한 사람들은 생각도, 분노도, 계획도 없을 것이라는 편견과 오해를 씻어내고 싶었다. 하인이 그런 얘기를 유머스럽게 하기에는 딱 좋은 소재다. 그리고 이 영화는 역사를 다루는 게 아니다. 고증에서 다소 자유로웠던 것도 그런 탓이다.”

 

 

 

글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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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는 서산에지고 쌀쌀한 바람부네 날리는 오동잎 가을은 깊었네
꿈은 사라지고 바람에 날리는 낙엽 내 생명 오동잎 닮았네 모진바람을 어이 견디리
지는해 잡을수 없으니 인생은 허무한 나그네 봄이오면 꽃피는데 영원히 나는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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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6/14 1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