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文學·

황혼길에 "이 돈 다 가져가시오"

雄河 2015. 12. 23. 19:16


황혼길에 돈 좀 쓰시오



수십년간 시장 바닥에서 돗자리 깔고 좌판을 돌리며 한푼두푼 벌어 수십억(수백원까지)을 벌어, 어느 기관에 기부하는 할머니들의 소식이 들려온다.

한 마다로 말해, 이 할머니들로서는, 이 것 참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거액이 기관, 재단에 기부되어 봤자, 어떤 자가 어떤 식으로 어떻게 운영할지 알게 뭔가? 지금까지 이런 기관, 재단, 법인들로부터 나오는 좋은 소식 접해본 기억이 아직은 없다.

어느 할머니는 자기가 교육을 못받은 한이 있었는지, 어느 대학에 기부하고, 그 대학에서 그럴싸하게 치뤄준 '봉헌식' 같은 것에 참가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할머니들에게 권하고 싶다 .----"돈 좀 쓰시오 !"
그러니까, 그 돈으로 좋은 집도 사서 안락하게 살아도 보고, 때론 이웃을 초대하여 음식 파티도 하고, 어느 할아버지를 친구 삼아 노래방도 가보고...
여행도 한번 멀리 가보고... 글공부도 해보고, 한자공부도 해보고, 영어도 다시 공부해보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도 많을 것이다.
타국의 경우를 예로 들더라도 실버 에이지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의외로 많다.
멋진 할아버지를 만나 황혼의 사랑을 한번 나눌 수도 있질 않겠는가?

그런데 뭔가?
그렇게 고생하여 모은 돈을 한번 잘 써보지도 못하고,
기부한답시고 한꺼번에 던져버리다니...

이런 실버 에이지들이 자기 인생을 재설계하고 즐길 수 있는 사회구조와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책임도 크다.

그런 할머니들은 기부 후 얼마가지 않아 생을 뜨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고 기부받은 자들이 "이미 용건은 끝났는데" 애달피 울어줄 리도 만무했을 것.
오호, 통재라!!


2010/08/12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