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x and the City'
"Sex and the City"는
뉴욕을 배경으로 전문직 여성 네 명의 삶과 사랑을 담은 트렌디 코믹물이다.
미국 케이블방송 HBO가 제작한 드라마로 1998년 첫 전파를 탄 뒤 2004년 종영되기까지 200여
나라에서 390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도 유선방송을 통해 소개되었다.
2004년 막을 내린 드라마의 3년 뒤
"뉴욕의 소문난 ‘싱글녀’ 캐리가 드디어 요란 법석한 결혼식을 올린다! "
이 짧은 문장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뉴요커 4인방이 풀어내는 4인 4색의 연애담.
화려한 네 여성의 좌충우돌 뉴욕 라이프을 그려내고 있다.
4명 주인공은 직업과 개성, 성격도 제각각이지만
삶과 사랑하는 방식 또한 각기 다르다.
칼럼을 쓰는 캐리와 PR회사 중역인 사만다, 변호사 미란다, 화랑 매니저인 샬럿.
영화는 캐리를 통해 여성들이 겪는 현실적 고민과 해결책을 살펴보게 한다.
사랑과 섹스에 대한 글을 쓰고 있던 캐리는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했던 남자친구 빅(크리스 노스)
과 10년 연애 끝에 드디어 결혼하기로 한다. 이미 두 번의 결혼 실패를 겪었던 빅은 두려움으로
걸음을 돌리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장에 나타난 신부 캐리는 그녀가
꿈꾸던 화려하고 멋진 결혼식의 환상은 깨진다.
화끈한 연애와 섹스를 자랑하던 사만다는 할리우드 스타 연하남인 스미스와 정열적인 사랑을 만끽
한다. 하지만, 어느샌가 그의 생활 패턴에 맞춰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이별을 선언한다.
"여전히 널 사랑해. 하지만, 난 날 더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
이성적인 변호사 미란다는 사랑보다 일을 우선시하는 자존심 강한 여성이다. 하지만 남편의 외도
사실에 상처받아 별거하게 되고 뒤늦게 자신이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그녀는 말한다
"이름표를 붙이지 말고 그대로 보아야 한다."라고.
한 인간을 자유로운 자연인으로 보자는 말인데,
글쎄…. 이름표가 주는 명예와 책임감은 어른인 인간이 지고갈 무게가 아니던가.
'새침녀’ 샬롯은 평화로운 가정을 꾸려가고 있으나 잇단 임신의 실패로 입양아를 기르고 있던 차
기적적으로 임신에 성공하게 되면서 임산부의 심리적 변화를 그려내고 있다.
영화에서 캐리의 결혼식 날 일어나는 사건을 통해 '결혼은 환상이지만 사랑은 현실'이라는 것과
'섹스가 곧 사랑'이라고 믿었던 사만다가 자아를 발견하기 위해 매력남 스미스를 떠나는 장면에서
'온전히 자신을 사랑한 후에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섹스 없는 결혼생활을 이어오다 결국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미란다의 모습을 보며 '사랑과 일'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님을 확인한다.
사람들은 꿈꾼다.
언젠가 자신들의 사랑이 동화 속의 이야기처럼 해피엔딩을 맞을 거라고.
그러나 그러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는 것을 영화는 상기시킨다.
환상보다는 현실을,
순진함이나 수동적인 자세보다는 당당하게 자신의 정체성 찾기'를 역설하는 이 영화를
여성이라면 한번쯤 보시라 권하고 싶다.
어떤 이는
잡지의 화보를 넘기듯 가볍게 볼 영화라고
소비를 조장하고 된장녀을 양성하는 영화라고 혹평한다.
사람들은 관심 있는 것에 더 관심을 보이고 아는 만큼 본다.
명품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명품에 관심을 보이고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읽고자 하는 사람들은 메시지를 읽는다.
이 영화를 제목만 보고 선택한다면 실망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을 만큼 아슬아슬한 배드신도 나오지만
사만다가 남자친구를 기다리며 발가벗을 채 중요 부위에 나체 초밥을 얹어 놓고 누워있는
장면은 섹스를 떠올리기보다는 웃음만 난다.
그녀들은 폼나는 직업이 있고 자신감이 있어 당당하여
쿨하고 열정적이고 건강하고 패션감각이 뛰어났다.
무엇보다 내 얘기를 들어주며 맞장구치며 내 편이 되어주는 친구가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할까?
이 영화 속 주인공들이 부러운 이유다
늙어가도 외롭지 않은 인생이겠다.
그 모든 것을 갖추기란 쉬운 일인가,
하나가 채워지면 하나가 부족하기 마련이고
나이가 늘어간다는 것은 그런 것들이 하나 둘 떠나간다는 것이기도 한데
어떤 처지이든 삶은 계속된다. 상황은 반전되기 마련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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